저번 글에서 이어집니다.
마레가 : 과거 라사모아 대화재 이후 거대한 절망을 느낀 학자들의 두려움은...
가디언들과 상대할 경우를 대비하는 열정으로 점점 바뀌어갔지.
마레가 : 오래전부터 아크라시아의 역사에서
우리들은 단 한번도 주인공이었던 적이 없었네.
신의 선택으로 말미암아 특별한 능력을 지니지도 못했고,
다른 종족을 뛰어넘을 명확한 장점을 갖지도 못했지.
간혹 한계를 뛰어넘은 자들이 나온다고 하지만...
절대다수의 인간은 그저 아주 평범한 사람에 불과해.
자네 역시 수많은 인간들의 친구이자, 동료일 테니...
내 말을 이해해 줄 수 있겠지?
깨달음의 창에서 자네들 역시 그림들을 보았겠지.
그 그림들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아는가?
그건 바로 우리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일세.
자네는 나보다 더욱 더 잘 알고 있겠지.
수많은 초월적인 존재를 마주해왔으니 말이야.
(마레가는 인자하게 웃었다...)
에버그레이스처럼.
강대했던 국가를 불로 태워 잿더미로 만들고,
찬란한 문명을 손쉽게 무로 되돌릴 수 있는 초월적인 가디언.
아, 그렇다고 오해하지 말게. 나는 세이크리아를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네.
그런 멍청이들과는 다르지. 그들은 분수도 모르고 날뛰었던 게야.
내 말은 결국 그들에게 우리는 언제나 아주 쉬운 존재였다는 것이지.
이렇게 손가락 하나로 눌러 죽일 수 있는 개미처럼.
마레가 : 분명 미약한 우리지만...
무역하게, 절망 속에서 죽음을 기다려야만 하는 건 아니지 않겠나?
우리도 최소한 살기 위해 발악할 무언가를 해야지. 죽지 않기 위해서 말이야.
그럼 이 장치들은...?
무언가에 관한 연구 자료인 것 같다.
이곳에서 무엇을 연구하는지 묻는다.
마레가 : 어느 정도 짐작되지 않나?
나의 대답은 > 잘 모르겠다.
마레가 : 자네는 이미 알고 있네.
마레가 : 지난 수백 년간... 아크라시아는 매우 풍요로웠지.
안전했고, 온전했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었어.
언젠가 초월자들이 이 세계로 돌아오리라는 것을.
그리고 마침내 베른에서 카오스게이트가 열렸을 때,
나는 깨달았지.
오랜 시간 동안 절대 오지 않았으면 했던 그때가
비로소 시작되었다는 것을.
이 연구소는 그 날을 위해 준비되었던 곳이라고 보면 되네.
자네가 본 그 자료들은
모두 수많ㅇ느 현자들의 피로, 아주 오랜 시간 쓰여졌지.
초월자들에게 언제나 대항해 온 자네에게
이곳을 선보일 수 있어 진심으로 영광이군.
자, 나를 따라오게.
이곳을 우리는...
81구역이라 부르고 있지.
처음보는 가디언이 생포되어 있다...!
마레가 : 이 가디언은 혼돈의 가디언, 라자람일세.
마리우 : 세상에, 가디언이라니...
마레가 : 라사모아에서 가디언들에게 좌절을 맛본 학자들은
볼다이크에 정착한 이후 언젱가 그들이 다시 돌아올 날을 대비해왔네.
무엇이 문제였는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하는가.
그리고 깨달았지.
우리는 그들을 두려워했지만... 그들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나의 대답은 > 그래서 가디언을...
마레가 : 그렇다네. 우리의 선조들은 가디언을 생포하기로 결심했지.
재능과 실력을 지닌 이들을 엄선했고, 목숨을 걸었어.
그리고... 시간이 흘러 모두가 포기할 때쯤,
한 분이 돌아왔다네.
여기 이 라자람과 함께.
그렇게 라자람은 현자의 탑 깊숙한 곳에 옮겨져 봉인되었고,
우린 그 상태로 연구를 지속해왔지.
이곳의 위치와 이름은 탑이 증축되며 계속해서 바뀌어왔지만
목적은 단 한 번도 변한 적이 없었다네.
우리가 살아남을 방법을 찾는 것.
아까 자네가 들어오면서 본 장치들은
전부 가디언을 속박하거나, 제한하기 위한 것일세.
위험한 거 아닌지?
마레가 : 물론 위험하지.
마레가 : 하지만 생각해보게.
적을 알아야만, 이길 방법도 알 수 있는 걸세.
나는 과거 베른에서 에버그레이스가 수백 년 만에 목격된 일에 대해 들었네.
그리고 얼마 전 하늘을 날아올라 어디론가 사라졌다 돌아오는 에버그레이스가
기에나의 바다와 아크라시아 곳곳에서 목격되었지.
분명 지금 아크라시아에서 가디언들과 얽힌 무언가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그 모든 것을 하나로 이을 단 하나의 정답을 찾지 못했지.
그리고... 변절한 가디언을 정화한 모험가에 대한 정보가 전해졌네.
허허허. 그 모든 것은 자네였어.
바로 자네와 관련되어 있었단 말일세.
(마레가의 표정에 희열이 가득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네가 상아탑에 제공한 정보,
빛의 가디언이 악마들에게 맞서 싸울 것이라는 바로 그 정보를 들었지.
그걸 듣는 순간, 내 머릿속에서 명쾌하게 어떤 하나의 가설이 세워졌다네.
자네는 그걸 어떻게 알았을까?
자네는 무슨 일을 겪은 것일까?
그리고 자네에게는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나의 대답은 > ... ... ...
마레가 : 이미 자네의 얼굴이 답을 하고 있군.
내 추측이 정답이었어. 그래...
자네는... 자네의 내면에는 가디언과 관련된 무언가가 분명히 있어! 그렇지?
마레가는 진지하게 말을 이어갔다.
마레가 : 호문쿨루스를 제작할 때, 반드시 창조자의 기운과 정수를 담아야 한다네.
그런 의미에서, 자네의 호문쿨루스는... 꽤 특별하다고 할 수 있지.
마레가 : 자네의 현자 시험 기록을 보았네. 호문쿨루스의 행동이 아주 흥미롭더군.
마리우 : 그 이유가 뭔지 알겠나? 저 호문쿨루스가 자네의 기운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
마레가 : 자네의 호문쿨루스가 연성되는 과정에서 분명 무언가 특별한 일이 발생했을 거야.
그것을... 분석해볼 필요가 있네.
마레가 : 그러니, 자네의 호문쿨루스를 연구에 사용해도 괜찮겠나?
내 호문쿨루스 : X_X
불안해하며 이쪽을 쳐다보고 있다...
연구에 사용한다는 것의 의미는?
마레가 : 당연히 호문쿨루스를 해제하고 코어를 살펴봐야겠지.
내 호문쿨루스 : (울컥한 표정)
마레가 : 잠깐, 설마... 망설이는 건가?
나는 자네에게 위해를 가할 생각이 없네.
자네는 아주 뛰어난 영웅이자 우리의 자랑.
초월자에 대항하는 의지의 상징이네!
호문쿨루스는 그저 목적을 위해 만들어낸 수단에 불과해!
단지 감정적인 이유로 거절할 생각은 아니겠지?
(마레가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우리는 나약해.
나약한 자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 모든 것을 활용해야한단 말일세!
초월자에 대항하는 인류 전체를 지키기 위해 호문쿨루스를 분해하는 것 정도는,
효율을 따질 가치도 없을 정도로 당옇한 일이란 말이네.
그 답이 지금 바로 내 앞에 있네.
자네의 기운이라면 가디언을 무력화시킬 무기를 만들어내는 것은 무리도 아닐세!
우리에게는 시간이 없어!
가디언들의 움직임이 수상하단 말일세!
오직, 오직 자네의 호문쿨루스만이 가능해.
자네의 호문쿨루스를 보게.
저건 단순하기 짝이 없는 하급 호문쿨루스와는 다르다네!
그건 자네의, 자네 몸 안에 있는 기운이
실마엘로 이루어진 코어와 공명했기 때문이란 말일세!
나의 대답은 > 호문쿨루스를 분해하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묻는다.
마레가 : 당연히 부서지는 거지.
하지만 다시 만들면 될 뿐일세.
자네가 썼던 재료도 그대로 내가 제공해주겠네.
똑같은 호문쿨루스를 만들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지.
아니, 최상급의 호문쿨루스를 만들 수 있는 재료를 제공하겠네.
그 재료라면 자네의 능력에 딱 맞는,
자네에게 걸맞은 아주 뛰어난 호문쿨루스가 탄생할 것일세!
나의 대답은 > ... ... ...
마레가 : 나는 이 일에 단 한 푼의 사심도 담지 않고 있네.
아주 어릴 적부터 바라던 단 하나의 소망.
더 이상 죽음의 공포에서 괴롭지 않을 수 있는,
길을 찾고자 하는 것일 뿐이라네.
... ... ...
당연히 자네는 올바른 선택을 할 것이라 믿네.
내 호문쿨루스 : X_X
분위기에 압도된 것 같다. 일단 진정시키자...
마레가 : 마리우, 자네도 설득해 보게. 겨우 호문쿨루스일 뿐 아닌가?
마리우 : 어... 마레가 현자님...?
마레가 : 신중히 선택하게. 자네의 선택이... 앞으로의 역사를 바꿀 수 있네.
나는...
내 호문쿨루스 : (울먹이는 표정)
나의 대답은 > 분해하지 않겠다.
마레가 : ...뭐?
마레가 : 자네는 기운만 불어넣으면 돼.
자네도 호문쿨루스를 만들어보았으니 알 것 아닌가?
아주 간단한 일이라네. 정말일세!
(마레가는 허탈하게 웃었다...)
아무래도 진심인가 보군.
내가 사람을 잘못 보았어.
자네가 이토록 이기적인 자라니.
나의 대답은 > 떠나겠다고 말한다.
마레가 : 떠나겠다고...?
마레가 : 이곳에서, 내 이야기를 들었는데도 무책임하게 떠난다는 말인가?
마리우 : 이, 일단 진정하세요!
마레가의 표정이 진지하게 바뀌었다...!
나는 자네가 이곳에 들어오던 순간부터
이미 호문쿨루스를 분석하기 시작했다네.
서로 좋게 이야기가 되었으면 깔끔했을 것을.
언제든 소모할 수 있는 도구에 정을 주다니.
어리석게도 먼 길을 돌아가고 있군.
자네에게 새로운 도구를 만들 재료는 충분히 전달하라 일러두겠네.
싸구려 호문쿨루스를 대체하기에 충분할 걸세.
마레가 현자님...
마리우 현자. 자네라면 내 의도를 이해하겠지?
호문쿨루스란 결국 목적을 위한 도구 아닌가.
분명 자네가 만들고자 한 호문쿨루스 역시...
같은 맥락이었던 것 같네만.
오오, 라자람의 생체 신호가 불안정해지고 있군.
호문쿨루스의 기운이 특별한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네.
역시 내 생각이 옳았어.
자네가 지닌 힘이 가디언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단 말일세.
코어의 지배력이 무너지고 있어요...
이대로 조금 더 있다가는...
제가 가디언을 자극하지 말 것을 지시했을 텐데요.
탑을 위해 이 이상은 허락하지 않겠어요.
탑을 위해 허락하지 않겠다고 했는가?
마치 내가 탑을 위험케 한다는 이야기로 들리는군.
여기서 나가.
말하라. 세헤라데.
그 아이, 그대로 두면 영원히 회복할 수 없어.
우선은... 나가시죠. 대현자님의 말이 옳아요.
자네들 편할 대로 하게나.
나는 이미 충분히 유의미한 해답과 시료를 얻었다네.
허나, 우리의 대현지께서는 다소 교육이 필요할 듯하군.
세헤라데, 누가 네게 멋대로 행동하고 판단할 자유를 허락하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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